손으로 쓰던 전단지가 사라지고, ‘좋아요’와 ‘공유’가 시장을 바꾸다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오래 해온 상인들은 아직도 가게 앞에서 손으로 쓴 전단지를 붙이고, 행사 날엔 마이크로 “세일합니다~”를 외치는 풍경이 익숙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 전단지는 시장 홍보의 핵심 수단이었다. 직접 돌리는 수고가 들긴 해도, 정성이 담겼고, 단골손님들이 “사장님 전단지 봤어요”라고 말해주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다. 전단지를 받아보는 손님보다, SNS에서 ‘이벤트’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 손님들은 더 이상 종이를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 속 ‘스토리’, ‘게시글’, ‘릴스’, ‘공유 이벤트’를 통해 정보를 받고, 반응하고, 구매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 홍보 방식이 손글씨에서 디지털 이벤트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시장 상인이 실천할 수 있는 SNS 홍보 노하우를 중심으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디지털이 어려운 사람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 아니라 소통하려는 마음의 방향이다. 이제 시장도 ‘공유’가 매출이 되는 시대에 들어섰다.
1. 예전에는 전단지였고, 지금은 해시태그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전통시장 상점은 주말 행사나 명절 이벤트를 손글씨로 쓴 전단지로 알렸다. 사장님이 직접 색지를 오리고, 굵은 매직으로 “된장 2,000원”, “떡 할인”을 써서 입구에 붙이거나, 근처 아파트 단지에 돌리는 방식이었다. 인쇄 전단지를 쓰는 곳도 있었지만, 제작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손글씨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몇 가지 한계가 분명했다.
① 한정된 지역에만 노출되고,
② 지나가며 보지 않으면 정보 전달이 불가능하며,
③ 행사 정보를 다시 검색하거나 확인할 수 없다.
그러던 중, SNS의 확산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비자의 정보 습득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시장 떡 세일” 같은 내용을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채널’ 등에서 해시태그로 검색한다. 전단지에 적힌 “김밥 1+1”이란 문구보다, SNS에 올라온 “오늘 5시까지, #김밥이벤트 #○○시장”이라는 글이 더 많은 반응을 얻는다.
특히 젊은 층은 종이 전단지를 불편하게 느낀다. 반면 SNS에서는 ‘좋아요’ 한 번으로 저장이 가능하고, 친구에게 공유도 쉽다. 홍보의 중심이 ‘인쇄물’에서 ‘공유가능한 콘텐츠’로 옮겨간 것이다. 시장도 이제 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
2. 실제 시장 사례: SNS 이벤트 하나로 손님이 몰린 이야기
대구의 ○○시장에서는 2024년 설 명절을 앞두고 재미있는 SNS 이벤트가 열렸다. 이름하여 ‘할머니가 쏜다!’ 김 선물세트 나눔 이벤트. 시장 상인회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설 명절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세요”라는 간단한 참여형 게시물을 올렸고, 공유된 댓글 중 10명을 선정해 시장 내 상점 상품권을 제공했다.
이 단순한 이벤트는 이틀 만에 1,200명 이상이 댓글을 달고, 약 5,000회 이상 공유되며 지역 커뮤니티를 타고 퍼졌다. 그 결과, 명절 시즌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었고, 이벤트를 본 후 친구와 함께 방문한 고객도 다수 발생했다.
시장 홍보 담당자는 말한다. “예전에는 종이 전단지로 알리면 딱 그날만 효과가 있었는데, SNS는 며칠 뒤에도 퍼지고, 누구나 다시 찾아볼 수 있어요. 댓글을 통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고요.”
이런 홍보 방식은 특별한 마케팅 지식 없이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해시태그만 붙이면 된다. 처음엔 어렵지만, 한번 해보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내 가게 이야기’를 올리는 습관이 생긴다. 전단지를 쓰던 그 마음을, 글과 사진으로 SNS에 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3. 손님을 움직이게 하는 ‘작은 이벤트’는 무엇인가?
SNS 이벤트라고 해서 꼭 대형 브랜드처럼 화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전통시장답게 **‘따뜻하고 정감 있는 방식’**이 더 큰 반응을 얻는다. 다음은 실제로 효과를 본 시장형 SNS 이벤트 사례들이다:
- “우리 가게 자랑하기”: 고객이 가게 상품을 사진 찍어 태그하면 소정의 선물 증정
- “댓글 달면 당첨”: 게시글에 좋아요 + 댓글 달면 추첨해 떡 세트 증정
- “시장 인증샷 챌린지”: 시장에서 산 물건을 SNS에 올리면 추첨 진행
- “오늘의 특가 힌트”: 스토리나 포스트에 힌트를 주고, 정답 맞힌 사람에게 할인 쿠폰 제공
이벤트의 핵심은 ‘참여의 장벽이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 1개, 좋아요 1개만으로 참여 가능한 구조가 좋고, 보상도 작고 따뜻한 것이 효과적이다. 김치 1kg, 떡 2줄, 소박한 반찬 한 팩도 충분하다. 그 가치를 SNS에서 ‘스토리’로, ‘친구에게 공유’로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이벤트의 본질은 손님과 연결되는 대화라는 점이다. 단순히 팔기 위한 홍보가 아니라, 시장의 정을 나누는 과정이다. 그것이 전통시장의 ‘디지털 감성’이다.
4. 손글씨를 버리지 말고, 디지털로 확장하자
디지털화는 전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전달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손글씨 전단지를 아끼고, 그 감성을 좋아하는 손님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고, 친구와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시대다.
예전에는 가게 앞 전단지가 ‘홍보의 끝’이었지만, 지금은 그 전단지를 사진으로 남기고, 영상으로 소개하고, 댓글로 반응받는 것이 시작이 된다. SNS는 시장을 멀게 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의 소박함, 진심, 따뜻한 에피소드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이다.
지금 당신의 가게에도 여전히 손으로 쓴 전단지가 있다면,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올려보자. “사장님 손글씨가 정겹네요”, “다음에 꼭 들를게요”라는 댓글이 달릴지도 모른다.
전통시장의 홍보는 변했다. 이제는 ‘붙이는 시대’가 아니라, ‘공유하는 시대’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바로 당신이 서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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