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없이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가게들의 비밀
요즘 식당이나 가게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키오스크(무인주문기기)**다.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를 마친 후 자리에 앉는 구조가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는 일반화되었다. 이런 변화는 젊은 세대에겐 익숙하지만,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상인이 **“우리 가게엔 키오스크 같은 건 필요 없어”**라고 말하며 여전히 사람의 손과 말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분명하다. 비대면, 간편결제, 실시간 응대가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고가의 키오스크를 들여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하나와 무료로 개설 가능한 ‘카카오채널’, ‘QR 결제 시스템’**만으로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영업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실제 전통시장에서 키오스크 없이도 QR결제와 카카오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매출을 늘린 가게들의 생존 전략을 소개한다. 고비용 기계보다 중요한 건 상인과 고객을 연결하는 스마트한 방식이다.
1. 키오스크는 없지만, QR 하나로 결제가 끝난다
서울 종로구의 △△시장 안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H 사장님은 손님 대부분이 단골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20~30대 손님은 “현금이 없어요”라는 말을 자주 했고, 카드 단말기도 속도가 느려 불편을 겪었다.
그때 H 사장님은 상인회 추천으로 **QR결제 시스템(제로페이 연동)**을 도입하게 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발급받은 QR코드를 가게 입구와 계산대에 붙여두고, 손님에게 “요걸 카메라로 찍으면 결제돼요~”라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도입 비용은 무료였고, 사용법도 간단했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 후 송금하면 끝. 판매자는 즉시 스마트폰으로 입금 확인이 가능해 결제 지연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고객 반응이 좋았다. “편해서 좋아요”, “현금 안 들고 다녀도 되니까 자주 오게 되네요”라는 피드백이 이어졌고, 평균 구매 단가도 상승했다.
H 사장님은 말한다. “비싼 기계 없어도, QR 하나로 장사가 한결 편해졌어요.” 키오스크가 없어도 충분히 디지털화된 판매가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2. 카카오채널 하나로 단골을 ‘리스트’로 관리한다
QR결제가 결제 편의성을 해결해준다면, 카카오채널은 고객과의 소통을 책임지는 도구다. 특히 고객 명단을 따로 관리하기 어려운 전통시장에서는 카카오채널을 이용하면 **‘자동 명단 관리 + 단체 메시지 발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의 ○○시장에서 운영되는 채소가게는 카카오채널을 활용해 매주 금요일마다 “이번 주말 특가 채소 리스트”를 공지한다. 고객은 채널을 통해 1:1로 문의할 수 있고, 예약도 가능하다. 덕분에 전화보다 빠르고, 종이장부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개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 카카오톡 비즈니스 계정에 로그인
- 상호, 카테고리, 연락처, 대표 이미지 등록
- 채널 생성 후 QR코드를 출력하여 가게에 비치
고객에게는 “사장님 카카오 추가해주세요~” 한 마디면 끝이다. 이후 단체 메시지, 쿠폰 발송, 공지 기능을 통해 상인은 고객과 꾸준히 연결된다. 실제로 채널을 운영한 가게 중에는 고객 재방문율이 30% 이상 증가한 사례도 있다. 키오스크가 없어도 고객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고객을 기억하고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창구가 있는가가 핵심이다.
3. 기계보다 중요한 건 연결 방식이다
많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화에 대해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비싼 기계’다. 키오스크, 스마트POS, 자동주문 시스템 같은 단어들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진짜 디지털화는 기계를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연결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간편함’과 ‘응답성’이다. QR결제는 지갑을 꺼낼 필요 없이 빠른 결제를 가능하게 해주고, 카카오채널은 전화하지 않고도 문의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화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 방식에 맞추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전화보다 메시지를 선호하고, 줄 서는 것보다 예약을 원한다. 키오스크 없이도 이들의 행동 패턴에 맞춰 QR+채널 전략만 잘 운영해도 매출과 단골 관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2024년 경기북부의 한 전통시장에서는 상점 35곳이 키오스크 없이 QR+카카오채널을 도입해, 전체 시장 유입 고객 수가 15%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4.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비-키오스크 전략
전통시장에서 디지털화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복잡한 기술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오늘부터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다음은 키오스크 없이 실천 가능한 디지털 전략 3가지다:
- QR결제 스티커 붙이기
→ 제로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QR코드 발급 후 가게 입구, 계산대에 부착
→ 고객에게 간단히 “스캔하시면 결제돼요~”라고 안내만 하면 끝 - 카카오채널 개설 및 고객 추가 유도
→ 고객에게 “채널 추가하시면 할인 이벤트 알려드릴게요”라고 유도
→ 예약 주문, 공지 발송, 단골 관리 가능 - QR+채널을 활용한 간단한 이벤트
→ 예: “QR결제하면 500원 할인”, “채널 추가하고 김치 100g 더 받기”
→ 고객 유입과 재방문율 동시에 증가
이 모든 전략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기술도 필요 없으며, 효과는 분명하다. 키오스크가 없어도 괜찮다. 전통시장은 이미 ‘사람의 힘’으로 성장해온 공간이고, 지금은 그 사람의 힘에 ‘스마트한 연결 방식’을 하나 더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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