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잘하지만 글로는 어려운 시장 상인을 위한 첫 걸음
전통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상인들은 누구보다 상품 설명을 잘한다. 어떤 떡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이 계절엔 어떤 반찬이 맛있는지, 손님에게 딱 맞는 품목을 척척 골라주는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글로 풀어내라고 하면 대부분 손을 내젓는다. “나는 글 못 써요.”, “인터넷은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죠.”
하지만 요즘 소비자는 가게에 오기 전에 먼저 검색부터 한다. ‘전통시장 김치 맛집’, ‘○○시장 떡집 후기’ 같은 검색어를 통해 정보를 찾고, 블로그나 포스팅을 보고 나서 방문을 결정한다. 이때 블로그 글이 없다면, 소비자는 “이 집은 잘 안 알려진 곳인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글을 못 쓰면 손님을 놓치게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블로그 글쓰기 기초법을 소개한다. 광고 문구나 키워드보다, 진심 어린 설명과 생활 속 이야기를 담는 것이 블로그 마케팅의 핵심이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아도 괜찮다. 손님에게 설명하듯 쓰기만 해도 충분하다. 전통시장의 ‘말’을 ‘글’로 바꾸는 법,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자.
1. 블로그는 일기장이 아니라, 손님을 위한 ‘가게 소개서’
블로그 마케팅이라고 하면 뭔가 전문적이고 복잡한 광고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전통시장 상인이 해야 할 블로그 글쓰기는 광고가 아니다.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친절한 설명’을 제공하는 도구다. 시장 상인이 하루에 수십 번 하는 말, “이 떡은 쑥으로 만들었어요”, “이 반찬은 오늘 만든 거예요”, “냉장보관하면 3일 가요” 같은 정보가 블로그 글의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떡집을 운영한다면 이런 글을 쓸 수 있다.
“오늘 만든 모둠떡 3종 소개 – 쑥설기, 팥시루, 찰떡”
글 속에는 떡 사진, 재료 설명, 보관 방법, 가격 정보, 그리고 “미리 예약하면 개별 포장해드립니다” 같은 실용적인 안내를 넣으면 된다. 이 글을 본 고객은 “아, 여기서는 이런 떡을 파는구나” 하고 기억하고, 이후 방문하거나 전화 주문을 하게 된다.
블로그는 그냥 가게의 ‘디지털 전단지’가 아니라, 손님과 신뢰를 쌓는 일기장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다. 매일 안 써도 좋다. 일주일에 한 번, 내가 파는 물건이나 오늘 있었던 손님 이야기를 짧게만 적어도, 그것이 쌓이면 어느새 당신의 가게는 검색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2. 글쓰기 어렵지 않아요: 시장 상인을 위한 블로그 글쓰기 공식
전통시장 상인을 위한 블로그 글은 이 네 가지 구성만 지키면 된다.
① 오늘의 상품 소개
→ 어떤 제품을 파는지, 어떤 재료를 썼는지, 누가 많이 사갔는지 등
예: “오늘 아침에 만든 수수부꾸미, 10개만 만들었어요!”
② 만드는 과정 또는 장사 이야기
→ 재료 손질, 만드는 방법, 손님 반응 등
예: “오늘은 시래기를 손질하느라 아침 5시에 일어났어요.”
③ 보관 방법 + 팁
→ 집에서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냉장 보관법, 유통기한
예: “반찬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3일 안에 드시는 게 좋아요.”
④ 예약 및 문의 안내
→ 전화번호, 위치, 영업시간, 예약 가능 여부
예: “시장 안 입구에서 두 번째 가게예요. 미리 전화 주시면 준비해놓을게요.”
이렇게 글을 쓰면 특별한 문장력 없이도 손님에게 신뢰를 주고, 검색 노출도 가능해진다. 또 사진은 꼭 3장 이상 올리는 게 좋다. 직접 만든 상품의 모습, 가게 외관, 손님과 찍은 인증샷은 글의 생동감을 높여준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도 충분하다.
3. “글 쓰고 나니 손님이 늘었어요” – 시장 상인의 실제 경험
부산의 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50대 F 사장님은 블로그 마케팅으로 새로운 단골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딸이 대신 써주던 블로그 글을 직접 쓰기 시작했고, 그 글이 ‘○○시장 장조림 맛집’이라는 검색어에 걸려 하루 10명 이상이 블로그를 보고 가게에 오기 시작했다.
F 사장님은 글을 어렵게 쓰지 않았다. “오늘 장조림을 간장 대신 된장으로 만들었어요. 그게 비법이에요.”라고 쓰고, 반찬 사진을 한 장 올린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댓글에 “저도 엄마가 된장으로 하셨어요. 위치가 어디예요?”라고 남긴 손님이 있었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졌다.
또 한 고등학생이 블로그를 보고 어머니 생신 선물로 반찬을 포장 주문한 적도 있었다. “블로그에 전화번호 있어서 연락드렸어요”라는 말에 F 사장님은 블로그가 ‘광고’가 아니라, ‘연결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처럼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손님과 만나게 되는 사례는 전통시장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4. 전통시장 디지털화, 말보다 글이 손님을 더 오래 남긴다
전통시장에서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의 손’과 ‘사람의 말’이다. 그런데 이 시대는 그 말이 인터넷에 기록되어야 고객에게 도달한다. 블로그 글쓰기는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손님에게 설명하던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된다. 글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블로그는 단순 노출이 아닌, 검색 기반 플랫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검색에서 계속 노출된다. 오늘 쓴 글이 6개월 뒤에도 누군가의 검색에 걸려 손님이 찾아올 수 있다. 이것이 블로그가 SNS보다 ‘지속성’ 면에서 강력한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 디지털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변화는 **상인의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글쓰기 습관’**이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장의 사진과 한 단락의 설명. 그것이 손님을 움직이게 한다. 전단지는 하루면 버려지지만, 블로그 글은 인터넷에 오래 남는다.
'전통시장 디지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부의 전통시장 디지털화 지원사업 총정리: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혜택은? (0) | 2025.06.26 |
---|---|
동네 시장도 이제는 라이브커머스: 인스타라이브로 매출 올린 채소가게 이야기 (1) | 2025.06.26 |
배달앱으로 다시 찾은 매출: 전통시장 떡집의 배달 도전기 (0) | 2025.06.26 |
‘가게 위치 공유는 이렇게!’: 전통시장 점포의 네이버지도 등록 방법 (1) | 2025.06.25 |
스마트폰 하나로 달라진 우리 시장: 60대 사장님의 스마트청구서 사용기 (0) | 202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