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상품보다 ‘사진’을 먼저 본다
전통시장의 장점은 분명하다. 신선한 재료, 수작업으로 만든 정성스러운 음식, 그날그날 만든 반찬.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가게에 오기 전, 직접 보고 고르기 전에 먼저 스마트폰 화면으로 사진을 본다. 특히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거나, 블로그나 SNS에서 홍보할 때는 ‘사진’이 가장 중요한 구매 요소가 된다.
대형 쇼핑몰처럼 고가의 카메라나 조명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스마트폰 하나로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가게의 얼굴이자 첫인상이다.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손님이 올지 말지가 결정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 상인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 사진 촬영 노하우를 소개한다. 가게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성과, 음식·채소·잡화 등 품목별 팁까지 담았다. ‘사진을 잘 못 찍는다’고 생각했던 사장님도 이 가이드를 읽고 나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상품을 찍을 수 있게 될 것이다.
1.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멋진 상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최근 몇 년 사이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최신 기종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고화질 촬영 기능, 초점 자동 조절, 빛 보정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기계보다 어떤 방식으로 찍느냐이다.
기본 촬영 팁 5가지:
- 자연광 활용하기
→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의 햇빛이 가장 적당함. 창가 근처에서 촬영 추천
→ 실내 형광등보다 자연광이 색감을 더 생생하게 표현해줌 - 배경을 단순하게 만들기
→ 상품 뒤에 흐릿한 배경을 두거나, 흰 도화지, 밝은 천으로 정리
→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상품이 눈에 잘 띄게 됨 - 가로보다 세로 구도가 좋다
→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SNS는 세로 사진이 더 시선을 끌기 쉬움
→ 음식이나 패키지 사진은 세로 구도가 안정적 - 초점은 ‘가장 먹음직한 부분’에 맞춘다
→ 떡이면 단면, 반찬이면 윤기 나는 부분, 채소는 가장 푸른 잎사귀 쪽
→ 초점을 탭 한 번으로 조절 가능 - 한 컷보다 여러 각도에서 3장 이상 찍기
→ 같은 상품도 위, 옆, 가까이서 촬영하면 훨씬 풍성한 콘텐츠가 됨
→ 판매 페이지나 SNS용으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위 다섯 가지를 기억하면 전문가 못지않은 상품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찍는 사람이 ‘손님이 이걸 보고 사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촬영하는 자세다.
2. 품목별 촬영 노하우 – 떡, 반찬, 채소, 잡화 사진은 이렇게!
전통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 중심으로, 사진을 더 맛있게, 더 눈에 띄게 찍는 법을 정리했다.
🍙 떡과 제과류
- 촬영 포인트: 색감, 단면, 포장 상태
- 팁: 접시에 떡 1~2개를 올리고, 단면을 잘라 속 재료가 보이도록 연출
- 주의할 점: 떡이 마르기 전에 촬영할 것. 가능한 당일 만든 직후에 촬영
🥬 채소와 과일
- 촬영 포인트: 싱그러움, 잎의 푸르름, 신선함
- 팁: 뿌리 부분까지 넣기보다, 윗부분 잎사귀 위주로 클로즈업
- 추가 연출: 젖은 면포로 물방울 연출을 하면 더 신선해 보임
🍱 반찬·조리식품
- 촬영 포인트: 색상 대비, 윤기, 용기
- 팁: 반찬 그릇에 소량 담아 촬영하고, 배경은 나무 도마나 흰 천 사용
- 주의할 점: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접시에 옮겨 담아야 음식 본연의 색이 살아남
🧶 잡화 및 공예품
- 촬영 포인트: 질감, 디테일, 사용 예시
- 팁: 상품만 찍기보다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함께 찍으면 신뢰도 상승
- 예시: 앞치마라면 실제 착용 사진, 수세미라면 설거지하는 손과 함께
품목마다 잘 보이는 포인트가 다르다. 그래서 모든 상품을 같은 방식으로 찍기보다, ‘손님이 이걸 왜 사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진이 더 중요하다.
3. 실전 예시 – 사진 하나로 매출이 늘어난 떡집 이야기
서울 강서구의 △△시장 안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50대 I 사장님은 평소엔 사진을 잘 찍지 않았다. 블로그도 없었고, 가게 사진은 몇 년 전 오픈할 때 간판 사진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스마트스토어 입점을 위해 상품 사진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카메라 방향도 어색하고, 그림자도 많이 생겼지만, 유튜브에서 ‘스마트폰 사진 잘 찍는 법’을 찾아보고, 주변의 조명을 꺼서 자연광만으로 찍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흰 접시 위에 백설기를 자르고, 단면을 보여주는 구도로 찍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이후 사진을 중심으로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자, SNS에서 ‘이 떡 어디서 살 수 있나요?’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예약 주문도 꾸준히 들어왔다.
사장님은 말한다. “기계 좋은 사람만 사진 잘 찍는 줄 알았는데, 그냥 내가 만든 떡을 진심으로 담으니까 그게 사진에도 나왔던 것 같아요.” 사진은 단순한 홍보 도구가 아니라, 정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4. 사진은 ‘마케팅’이 아니라 ‘신뢰’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전통시장에서 디지털화를 이야기하면 ‘배달앱’, ‘스마트스토어’, ‘키오스크’ 같은 기술적인 단어가 먼저 등장한다. 하지만 그 모든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콘텐츠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상품 사진’이다.
사진은 말하지 않아도 말이 되는 정보다. 손님은 사진을 통해 **‘이 가게는 깨끗하구나’, ‘이 떡은 정말 정성이 들어갔구나’, ‘이 채소는 싱싱하네’**라고 느낀다. 잘 찍은 사진은 단지 ‘예쁜 사진’이 아니라, 고객이 그 가게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비싼 장비는 필요 없다. 스마트폰 하나, 자연광, 흰 천, 그리고 진심이면 충분하다. 전단지보다 오래 기억에 남고, 말보다 더 빠르게 마음을 끄는 사진. 그것이 지금 전통시장이 디지털 공간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실적인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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