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한계에 부딪힌 어느 시골 반찬가게
강원도 정선의 작은 반찬가게는 늘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다. 나물무침, 깻잎장아찌, 고추된장무침 같은 정갈한 반찬이 매일 직접 손으로 만들어진다. 사장님은 “맛은 자신 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문제는 손님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점점 줄었고, 단골마저 고령화되면서 매출은 3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의 딸이 한 마디를 꺼냈다. “엄마, 그냥 온라인으로 팔아보면 안 돼요?” 그렇게 시골 반찬가게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도전이 시작됐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시작은 낯설고 복잡했다
스마트스토어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사장님은 ‘사업자등록증’부터 ‘통신판매업 신고’, ‘상품 등록용 사진’까지 하나하나 딸과 함께 배워갔다. 무엇보다도 어려웠던 건 사진 촬영이었다. 햇빛 잘 드는 마당에 임시 촬영 부스를 설치하고, 음식 위에 자연광을 얹어가며 수십 번의 촬영을 반복했다.
가격 설정, 배송 포장, 상세페이지 작성까지 하나도 쉽지 않았지만, “내 반찬을 멀리 있는 사람도 먹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장님을 움직였다. 한 달간의 준비 끝에 스마트스토어가 정식으로 오픈됐다.
첫 주문, 그리고 온라인 고객과의 낯선 소통
첫 주문은 오픈 3일 만에 들어왔다. 그 순간 사장님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이름 모를 누군가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자신이 만든 반찬을 구매한 것이다. 포장부터 발송까지 직접 손으로 했고, 손편지 한 장을 함께 동봉했다. “멀리서도 제 손맛을 느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진심이 통했는지, 첫 고객은 리뷰를 남겼고, 다음 주문으로 이어졌다.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사장님은 처음으로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고객을 단골로 얻게 되었다. 고객 리뷰는 곧 신뢰가 되었고, 그 신뢰는 매출로 이어졌다.
온라인 판매는 또 하나의 시장이다
지금은 주 2회 온라인 배송일을 따로 정해 운영 중이다. 주문량이 점점 늘면서 반찬 종류도 다양화되었고,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다. 네이버 톡톡을 통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사장님은 “이제야 장사하는 재미를 다시 느낀다”고 말한다. 온라인 판매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이었다.
시골 반찬가게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장터를 만나면서 또 다른 가능성이 열렸다. 디지털은 전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멀리 보내주는 도구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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