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전통시장 만들기: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생존 전략

 

사라지는 전통시장, 디지털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의 전통시장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은 점점 시장에서 멀어졌고, 오랜 시간 지역과 함께해온 시장 상권은 점차 활기를 잃고 있다. 과거에는 ‘단골’이라는 개념이 있었지만, 이제는 가격 비교가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이 단골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소상공인은 단순히 “장사하는 사람”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스마트 전통시장’이라는 개념이 있다.

 

‘스마트 전통시장’이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소상공인의 경영 효율을 개선하며,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QR결제를 도입하거나 무선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시스템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지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인식 변화와 협업, 구조적인 혁신을 동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중심의 변화가 절실하다.

 

 

스마트 전통시장을 위한 핵심 전략 요소들

 

스마트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결제 시스템의 디지털화다. 여전히 일부 전통시장에서는 현금 거래만 가능하거나, 카드 결제가 어려운 매장이 존재한다. 이는 MZ세대 소비자들에게 큰 불편으로 다가오며, 결국 이탈의 원인이 된다. 간편결제, 모바일 QR 결제, 지역화폐 연동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의 도입은 시장 접근성 자체를 높이는 기초적인 디지털 인프라가 된다.

 

두 번째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연계다. 이미 많은 전통시장이 스마트스토어나 배달 앱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운영 방식이 미흡하거나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입점’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등록, 리뷰 관리, CS 대응, 물류 연계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년 창업자 또는 디지털 전문가의 협력이 필요하며, 상인 개개인의 역량 강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시장 고유 콘텐츠의 디지털화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물건 거래의 공간이 아니다. 그 안에는 세월의 이야기, 사람의 손맛, 지역의 특색이 담겨 있다. 이러한 비물질적인 가치를 블로그, 유튜브, SNS 등 콘텐츠로 재가공하여 온라인 상에서 유통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은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보고 경험하는 곳’으로 재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곧 브랜드화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의 운영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 전통시장은 단순히 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정보’를 얻고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매출 데이터, 고객 유형, 인기 상품, 재고 회전율 등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시장 운영을 개선하면, 소상공인의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스마트 전통시장 도입의 성공 사례와 도전 과제

 

대표적인 스마트 전통시장 성공 사례로는 서울의 망원시장이 있다. 망원시장은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상인들이 직접 상품 사진을 촬영하고, 가격을 조정하며, 고객 문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SNS 홍보에 적극적이었고,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을 만들었다. 이처럼 시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팀처럼 움직일 때 스마트화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 부천 자유시장은 배달 플랫폼과 연계하여 시장 먹거리를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디지털 메뉴판, 키오스크 도입 등을 통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특히 고령층 고객을 위해 디지털 도우미를 배치하여 사용법을 안내한 점은 성공적인 포인트 중 하나다. 기술을 도입할 때 고객과 상인 모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전 과제는 많다. 첫째, 일부 상인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이 많아서 못 해”, “이런 거 해봤자 효과 없다”는 인식이 걸림돌이 된다. 둘째, 디지털화에 필요한 인프라(와이파이, 시스템 유지보수, 전문가 인력 등)가 부족한 시장도 여전히 많다. 셋째, 한두 명의 참여에 의존하는 시장 운영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지속적인 교육과 참여 유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생존 전략

 

소상공인이 스마트 전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디지털 운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의 일회성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교육 시스템, 디지털 전담 인력의 배치, 상인회 중심의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청년 창업자와 중장년 상인 간의 디지털 협업 모델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한 고객 경험 중심의 시장 운영도 중요하다. 고객이 단순히 물건을 사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장 앱을 통한 쿠폰 제공, 스탬프 적립, 리뷰 이벤트, 실시간 이벤트 알림 등 고객 리텐션 전략이 필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을 늘릴수록 시장은 점점 더 강력한 구조로 자리잡게 된다.

 

스마트 전통시장은 소상공인이 단순히 생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혁신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도구가 아니다. 시장 상인도, 점포 하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도 얼마든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과, 한 걸음씩 실천하는 용기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전통시장이라는 방향은 전통시장의 부활을 위한 현실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보다 사람, 시스템보다 협업이다. 디지털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이며, 시장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