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처한 현실과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지역 경제의 중심이 되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입지는 점차 약화되어왔다. 대형 마트와 온라인 커머스의 확장, 젊은 층의 소비 패턴 변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쇼핑의 감소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큰 위기로 다가왔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전통시장 역시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게 되었다.
전통시장은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술 도입이 늦은 편이었다. 상품 정보나 결제 방식, 배송 시스템이 낙후되어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들도 전통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들이 전통시장 디지털 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단순히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전통시장 고유의 특성과 가치를 살리면서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판로 확보, 데이터 기반 마케팅, 고객 커뮤니케이션 자동화 등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변화가 전통시장에 도입되고 있다.
이제 전통시장은 더 이상 ‘과거의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과 전통이 결합된 ‘새로운 소비문화의 실험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플랫폼 기업이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전통시장 디지털 전략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와 ‘네이버 동네시장 서비스’를 통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온라인 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이미 수많은 소상공인이 활용하고 있는 판매 플랫폼이며, 최근에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입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상인들이 쉽게 상품을 등록하고, 배송을 처리하며,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동네시장’은 전국 전통시장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이나 반찬류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당일 배송 받을 수 있으며, 상인들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병행하면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는 물류 파트너들과 협업해 전통시장 전용 배송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중심으로 전통시장과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채팅 상담을 제공하며, 쿠폰이나 할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시장 운영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활동을 위해 상인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마케팅도 지원한다.
두 기업 모두 기술을 통한 시장 환경 개선뿐 아니라, 상인들의 디지털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 및 컨설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동반자’로서 전통시장과 함께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전통시장에 가져오는 긍정적 변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졌다는 차원을 넘어, 상인들의 사고방식과 운영 전략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하루 장사를 끝내고 매출을 손으로 정리하던 상인들이, 이제는 실시간 매출 데이터를 확인하고, 고객의 리뷰를 분석하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한 상인들은 통계 기반의 운영이 가능해졌다. 어떤 상품이 인기 있는지, 어떤 시간대에 매출이 집중되는지, 고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은 무엇인지 등을 데이터로 파악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는 매출 향상뿐만 아니라, 상인 스스로의 자립적 운영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통시장의 이미지도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불편한 쇼핑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신선하고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오프라인 복합형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통시장의 매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콘텐츠 기반 마케팅(예: 시장 상인의 인터뷰 영상, 음식 조리법 소개 등)을 통해 전통시장은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통시장이 SNS,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형태의 전통시장 진화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전통시장 재도약의 핵심 자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변화와 디지털 전환의 지속 가능성
현재의 디지털 혁신은 시작에 불과하다. 향후 전통시장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의 변화와 발전을 겪을 것이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재고관리 시스템, 고객 구매패턴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 자동화된 배송 관리 등이 도입되면서 전통시장도 점차 ‘스마트 마켓’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또한 메타버스와 연계한 온라인 가상 전통시장 구현도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집에서도 가상 공간에서 시장을 둘러보고, 상품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지 소비 편의성 향상을 넘어, 전통시장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지속 가능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상인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네이버·카카오의 지원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상인 스스로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장기적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중심의 기술 도입’이다. 기술이 전통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이 기술을 활용해 더욱 인간적인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방향이다. 향후 몇 년은 전통시장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최전선에는 플랫폼 기업과 상인이 함께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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