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MZ세대에게 다시 ‘힙’해지다
한때 '낡고 불편한 공간'으로 인식되던 전통시장이 MZ세대의 새로운 소비·여가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20~30대 젊은 세대는 오히려 과거 세대보다 더 전통시장을 자주 찾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경험 중심 소비문화’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통시장의 정감 있는 분위기, 상인과의 소통, 신선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이와 더불어 MZ세대는 디지털 기술에 친숙한 세대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전통시장에 가기 위해 직접 발걸음을 옮겨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전통시장의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기업의 참여와 정부의 전통시장 디지털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가능해졌다.
전통시장을 찾는 MZ세대는 ‘단순 구매’가 아닌 ‘경험’을 원한다. 실제로 SNS를 통해 유명 전통시장의 맛집을 방문하거나, 전통시장 내 팝업 스토어를 체험하고 인증하는 콘텐츠가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다. 전통시장은 이제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트렌드와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디지털화된 전통시장, 현장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전통시장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은 단순한 온라인 판매를 넘어 시장 전반의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대면 주문 시스템’과 ‘스마트 결제 도입’이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입점 상점을 검색하고,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결제한 뒤 문 앞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의 통인시장, 성남의 모란시장, 부산의 국제시장 등은 각각 고유의 디지털 플랫폼 또는 네이버 동네시장 서비스와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다. 상인들은 QR코드를 통해 상품을 등록하고, 사진과 설명을 직접 작성하며, 실시간으로 주문을 확인하고 포장까지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시장별로 카카오 채널을 개설하거나 유튜브·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SNS 채널을 통해 실시간 할인 정보나 신상품 소개, 요리법 등을 안내하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시장의 인기 음식이나 상인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바이럴시키는 방식은 기존 마케팅보다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다음은 디지털화 이후 전통시장에서 나타난 변화의 요약표이다.
구분 | 디지털 전환 전 | 디지털 전환 후 |
결제 방식 | 현금 중심 | 카드·간편결제·제로페이 도입 |
상품 노출 방식 | 현장 방문만 가능 | 네이버·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노출 |
고객 소통 방식 | 상인과의 직접 대화 | SNS·채팅 채널을 통한 실시간 소통 |
물류/배송 | 직접 방문 수령 | 당일배송·택배 시스템 연동 |
마케팅 방식 | 전단지·입소문 중심 | 영상 콘텐츠·SNS 바이럴 중심 |
고객층 구성 | 중장년층 위주 | 20~30대 비율 급증 |
MZ세대가 전통시장에 열광하는 이유
MZ세대가 전통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 번째는 경험과 이야기 중심의 소비가 이 세대의 주요 소비 성향이라는 점이다. 대형마트에서 살 수 없는 수공예품, 한정된 맛집 음식, 시장 상인의 손맛이 담긴 반찬 등은 MZ세대에게 ‘특별한 소비 경험’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가성비와 가치소비에 대한 균형이다. 전통시장의 상품은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다. 동시에 지역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윤리적 소비의 만족감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이는 착한 소비와 자기 표현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성향과 잘 맞는다.
세 번째는 SNS에서의 콘텐츠 생산 용이성이다. 전통시장의 골목길, 특색 있는 간판, 정겨운 상인들의 모습은 MZ세대의 카메라 렌즈에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비쳐진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 콘텐츠화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전통시장’에 매력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전통시장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모바일 결제, 사전 주문, 당일 배송 같은 서비스는 MZ세대에게 친숙한 방식이며,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줄여주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미래, 디지털 기반의 ‘하이브리드 마켓’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시장은 점점 ‘하이브리드 마켓’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따뜻한 정서와 온라인 시스템의 편리함이 결합되며, 이는 전통시장의 생존 전략이자 미래 모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장은 온라인 주문→오프라인 픽업→리뷰 콘텐츠 제작까지의 흐름을 완벽히 갖춘 구조를 운영 중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 사업’을 통해 POS 시스템 지원, 디지털 교육, 온라인 판로 확대 등을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이며, 각 지역별 상인회도 젊은 인력을 중심으로 디지털 조직을 재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 도입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과 전통의 조화가 이뤄져야만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디지털화는 어디까지나 전통시장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며, 상인의 인간미와 지역 사회의 소통 문화는 반드시 보존되어야 할 핵심 가치다.
향후에는 메타버스 전통시장, AR을 활용한 비대면 시식 체험, AI 기반 재고 관리 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의 도입도 기대된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과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전통시장이 다시 젊은 세대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기술과 사람이 함께 만든 변화이며,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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