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시장이 아닌, 진화하는 시장이 되어야 할 때
한때 동네의 중심이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을 나누던 전통시장이 오늘날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 소비자들은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간편함과 빠른 소비를 선호한다. 반면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젊은 세대와의 연결 고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처럼 변화된 소비 패턴에 적응하지 못한 시장은 자연스레 소비자의 발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소멸의 갈림길에 선 현실이다.
디지털화는 전통시장을 대체하거나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만의 고유한 특색과 장점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확장시키는 과정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전반적인 운영 방식, 고객 소통 구조, 서비스 제공 방식까지 모두 디지털 환경에 맞춰 전략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제는 전통시장도 대형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 때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3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단순한 시스템 도입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천 중심의 전략을 통해 시장이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전략 1: 온라인 플랫폼과 통합 커머스 시스템 구축
디지털 전환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전통시장이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개별 점포의 스마트스토어 개설이나 SNS 운영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분산된 정보를 제공하고, 불편한 쇼핑 경험을 유도할 수 있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전통시장 전체가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장 종합몰’ 형태로 쇼핑몰 사이트나 앱을 운영하면, 소비자는 하나의 공간에서 모든 점포의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할 수 있다. 특히 공동 배송 시스템과 통합 결제 기능이 마련된다면, 소비자는 마치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듯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시장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상인 간의 협업을 유도하는 시너지 효과도 만들어낸다.
또한 라이브커머스나 예약 주문 기능을 도입하면 오프라인 방문을 유도하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미리 상품을 보고 결정하고, 실제 시장에 와서 픽업하거나 맛보는 방식으로 오프라인의 경험을 살릴 수 있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 핵심이다.
전략 2: 상인 중심의 디지털 교육과 맞춤형 기술 지원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바로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 즉 상인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다. 전통시장 상인 중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시스템 도입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술 도입 이전에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교육은 단순히 ‘사용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왜 디지털을 도입해야 하는지, 그것이 매출과 고객 유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 고객 응대용 메시지 작성법, 네이버 검색 노출 전략, SNS 스토리 활용법 등 실무 중심의 콘텐츠가 효과적이다.
또한 시스템 자체는 상인들이 쉽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지나치게 복잡한 UI나 전문 용어는 오히려 활용률을 떨어뜨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상인 대상 1:1 컨설팅, 현장 방문 지원, 문자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해야 한다. 결국 상인이 시스템을 부담 없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진짜 디지털화가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다.
전략 3: 시장 고유의 스토리와 경험을 살린 콘텐츠 마케팅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다. 각 점포마다 수십 년의 역사, 세대 간의 연결, 지역 문화의 흐름이 녹아 있다. 이 고유한 스토리야말로 대형 쇼핑몰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전통시장의 핵심 경쟁력이다. 따라서 디지털화 과정에서 이 고유의 정체성을 콘텐츠로 시각화하고,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30년 전통 순댓국집의 비밀 육수 레시피’나, ‘시장에서 자란 청년이 운영하는 핸드메이드 공방’ 등의 콘텐츠는 소비자에게 신뢰와 흥미를 동시에 줄 수 있다. 영상, 카드뉴스, 인터뷰 기사, 짧은 리일스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된 콘텐츠는 SNS나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유통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다.
또한 시장 자체를 하나의 ‘테마공간’으로 설정해, 주기적으로 디지털 축제, 이벤트 위크, 라이브커머스 데이 등을 운영하면 소비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시장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MZ세대와 젊은 가족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제작은 장기적인 고객 기반 확대에 매우 중요하다. 전통시장을 단지 ‘어른들의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세대공감형 공간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브랜딩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결론: 디지털화는 전통시장의 미래를 여는 열쇠
이제 전통시장은 과거를 지키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공간이다. 디지털화는 단순히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유일한 전략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모바일로 쇼핑을 하며, 편리함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고 있다. 이들 소비자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외면받게 된다.
따라서 시장은 기술, 사람, 이야기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디지털화를 진행해야 한다. 하나의 웹 플랫폼으로 시장을 통합하고, 상인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이며, 시장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전통시장은 다시금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전통시장 디지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절박한 과제다. 그러나 그 안에 새로운 기회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기회를 붙잡기 위해 지금 당장, 첫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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