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리뷰가 먼저 읽히는 시대
예전에는 장사를 잘한다는 말이 곧 “단골이 많다”는 뜻이었다.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친절하게 응대하고, 상품의 품질만 좋으면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손님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손님은 가게에 오기 전에 먼저 스마트폰을 켜고, 검색을 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리뷰"**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종종 “리뷰 같은 건 프랜차이즈나 온라인 쇼핑몰 이야기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스토어, 배달앱, 블로그, 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리뷰’는 곧 가게의 신뢰도이자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시장 점포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곳일수록, ‘별점’과 ‘후기’는 새로운 손님의 선택 기준이 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 상인이 리뷰를 어떻게 잘 관리해서 매출을 높였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리뷰를 활용해 단골을 만들고 신뢰를 쌓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리뷰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느껴졌다면, 이 글이 그 인식을 바꿔줄 것이다.
1. 리뷰 하나가 처음 방문을 결정짓는다
서울 도봉구의 △△전통시장 안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60대 K 사장님은 평소 배달앱 같은 건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젊은 손님이 줄어들면서, 주변 상인의 권유로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하게 되었다. 메뉴 사진을 찍고, 설명을 적고, 어렵사리 등록을 마친 뒤 첫 주문이 들어왔다.
며칠 후, 리뷰가 하나 달렸다.
“어묵이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요. 국물 따뜻하게 포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 한 줄의 리뷰였지만, 이후 주문 수는 하루 2건에서 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따뜻하게 포장’이라는 문구 덕분에, 고객이 “여기 국물 잘 포장해준대요”라는 댓글을 남기면서, 새로운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리뷰는 단지 만족의 표현이 아니라, 가게의 강점을 대신 말해주는 마케팅 도구가 된다. 말로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리뷰 하나가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사장님은 몸소 깨달았다.
2. 리뷰 관리는 응답보다 ‘관계 맺기’다
좋은 리뷰가 달렸다고 해서 그저 기뻐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리뷰는 고객이 먼저 말을 걸어준 것이고, 그에 대한 정성스러운 응답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K 사장님은 이후 모든 리뷰에 직접 답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예:
- “다음에도 맛있게 준비해드릴게요.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 “리뷰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문 땐 어묵 하나 더 넣어드릴게요 :)”
이런 댓글을 본 다른 고객은 “진짜 정성이 느껴지네요”라며 추가 리뷰를 남겼고, 한 번 이용한 고객이 다시 주문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반대로, 부정적인 리뷰가 달렸을 때의 대응도 중요하다. 어느 날 한 고객이 “김밥이 조금 눅눅했어요”라는 리뷰를 남겼고, 사장님은 그에 대해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다음엔 더욱 신선하게 준비하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다시 한번 찾아주세요”**라고 답변했다. 이 리뷰는 그 자체로 ‘가게의 진심’과 ‘고객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되었다.
3. 리뷰를 ‘콘텐츠’로 활용하는 시장 가게들
최근에는 리뷰를 단순히 응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로 재활용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전북 전주의 ○○시장 반찬가게는 고객 리뷰 중 좋은 문구를 캡처해 블로그 포스팅이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리뷰로 보는 우리 가게 이야기’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고객은 자신의 리뷰가 가게의 콘텐츠로 활용되는 걸 보며 “내가 이 가게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충성 고객으로 전환된다.
또한 리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 가장 많이 언급된 메뉴: 스토어 인기상품 정리 시 반영
- 가장 많은 리뷰가 달린 요일/시간대: 운영 시간 최적화
- 리뷰로 얻은 고객 요청 사항: 메뉴 구성 개선
부산의 한 시장 생선가게는 “구이용 손질이 되나요?”라는 리뷰 요청을 받고 이후 ‘구이용 손질 서비스’를 정식 옵션으로 추가했고, 그 메뉴 하나만으로 월 매출이 15%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4. 전통시장에서도 리뷰 전략은 ‘생존 전략’이 된다
디지털 시대에서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장사의 감성과 디지털 시대의 언어를 연결할 줄 아는 전략이 필요하다. 리뷰는 그중 가장 강력하면서도 무료로 활용 가능한 도구다.
많은 시장 상인들이 “나는 글을 잘 못 써요”, “답글 달 줄 몰라요”라고 말하지만, 단 한 문장이라도 진심이 담긴 응답은 손님에게 오래 기억된다. 그리고 그것이 단골을 만드는 연결고리가 된다.
리뷰 관리에 특별한 기술은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피드백을 ‘소중한 대화’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손님이 남긴 한 줄의 말이 또 다른 손님을 데려오고, 그 손님이 또 다른 리뷰를 남긴다. 그 선순환이 쌓이면, 단골 열 명을 따로 유치하지 않아도, 리뷰 열 개가 가게를 키워준다.
리뷰는 단순히 따라오는 결과물이 아니다.
리뷰는 지금 이 순간, 내 가게를 키우는 가장 확실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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