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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디지털화

전통시장도 이제 스마트하게! 디지털 전환의 첫걸음

전통시장도 이제 스마트하게!

 

한때 전통시장은 사람 냄새 나는 정과 활기가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웃과의 소통, 믿을 수 있는 식재료, 손으로 직접 고르는 재미가 가득한 시장 골목은 지역민들의 일상 한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물결 속에서 전통시장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상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는 시장은 낡고 불편한 공간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시장이 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지금은 전통시장이 ‘스마트하게’ 변화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많은 상권이 디지털 기반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전통시장도 더 이상 변화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디지털이란 단어는 낯설고, 기술 도입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든 변화에는 첫걸음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이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기 위한 실제적이고 실행 가능한 첫걸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어렵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내 가게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1. 디지털 전환, 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가?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더 이상 전통시장이 ‘예외’로 남을 수 없다. 특히 젊은 세대는 소비를 할 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먼저 찾는다.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SNS에서 리뷰를 보고, 배달 앱에서 주문하고, 카드나 간편결제로 결제하는 것이 일상이다. 반면,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 전통시장은 이들의 소비 루틴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간에 쫓기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는 시장에 직접 방문하기보다 ‘예약 후 픽업’ 혹은 ‘배달’이 가능한 시스템을 선호한다. 시장이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면 고객 이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국 대부분의 시장은 평일 오후 시간대에 고객이 거의 없는 ‘공백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반대로 지금 디지털화를 시작하는 시장은 살아남는 것을 넘어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장 고유의 가치에 스마트한 운영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이는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 된다.

 

디지털은 전통시장의 정체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정체성을 더 많은 고객에게, 더 편리하게 전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지금이야말로, 그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을 타이밍이다.

 

 

2. 디지털 전환의 시작은 작고 현실적인 것부터

 

디지털 전환이라고 해서 반드시 거창한 시스템부터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은 작지만 꾸준히 실행 가능한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가게의 온라인 존재감을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 ‘스마트플레이스’ 등록을 하면 내 가게의 위치, 연락처, 운영시간, 사진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플레이스는 네이버 지도와 자동으로 연결되며, 블로그, 리뷰, 검색에 쉽게 노출되어 젊은 소비자층의 유입 가능성을 높인다. 등록은 무료이며,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SNS 계정 개설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가게의 상품 사진, 상인의 일상, 손님 후기 등을 꾸준히 올리면 ‘시장 = 친근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젊은 층에게 영향력이 크고, 사진 중심이라 콘텐츠 제작이 어렵지 않다.

 

세 번째는 간단한 스마트 결제 시스템 도입이다. 예전에는 카드 단말기만 있으면 되었지만, 이제는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 수단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결제 수단이 다양하면 그만큼 편리하고, 방문 동기도 높아진다.

 

네 번째는 리뷰와 후기 관리다. 고객이 사진과 함께 후기를 남기면,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거나 답글을 달아주는 것이 좋다. 이 활동은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신뢰 형성의 핵심 수단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리뷰는 향후 신규 고객 유입에도 큰 역할을 한다.

 

 

3. 혼자 말고 함께 시작하라: 시장 단위의 스마트 전략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한 가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전체가 ‘스마트하게’ 느껴져야 다시 방문할 이유가 생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시장 단위의 협력과 공동 전략이다.

 

첫 번째는 시장 통합 브랜딩이다. 시장 이름과 로고를 활용한 통일된 간판, 포장지, SNS 계정, 배달 플랫폼 등록 등을 통해 시장 전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각인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특히 외부 관광객이나 비정기 방문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두 번째는 공동 온라인몰 구축이다. 최근 일부 시장은 ‘시장통몰’, ‘○○시장 스토어’ 같은 형태로 개별 점포를 하나의 온라인 쇼핑몰 안에 입점시키고 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은 다양한 점포의 상품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할 수 있으며, 시장은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는 공동 배송 및 픽업 시스템 운영이다. 각 점포가 개별 배송을 하기보다, 시장 내 공동 배달센터를 통해 묶음 배송하거나 정해진 시간에 픽업하도록 시스템화하면 운영이 효율적이다. 이 방식은 상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하다.

 

네 번째는 시장 전담 디지털 매니저 배치다. 지자체나 상인회에서 디지털 담당자를 고용하거나 외부 전문가와 협약을 맺어 시장 전체의 온라인 콘텐츠, 리뷰 관리, 플랫폼 운영을 맡긴다면 상인의 부담은 줄고, 성과는 훨씬 커진다.

 

디지털 전환은 함께할 때 지속 가능하다. 시장의 규모가 클수록 협업과 구조화가 필요하며, 시장 단위로 디지털 인프라를 갖출 때 소비자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4. 디지털 전환 이후, 전통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전통시장은 점점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예전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였다면, 이제는 음식 체험, 지역 문화 공유, 관광 콘텐츠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예를 들어, 일부 시장은 디지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시장 투어 + 식사 체험 + 전통놀이’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은 이런 방식의 체험형 콘텐츠에 높은 흥미를 보이며, 실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한, 시장 내 일부 점포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상품을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며, 전국의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점포가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는 효과적인 디지털 판매 방식이다. 실시간 댓글, 구매 반응, 상인의 얼굴을 통한 신뢰 형성 등은 전통시장의 매력을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전달해준다.

 

미래의 전통시장은 더 이상 낡고 불편한 곳이 아니다. 시장 고유의 인간미와 정서를 지키면서도, 스마트한 방식으로 고객과 연결되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사고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에 문을 여는 출발점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가게에서 작은 디지털 변화가 시작된다면, 그것은 곧 시장 전체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전통시장은 끝이 아니라, 이제 막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