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디지털화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난 시장 골목, 전통의 미래를 묻다

smart-news1 2025. 7. 16. 12:20

디지털 기술로 되살아난 시장 골목, 전통의 미래를 묻다

 

전통시장, 낡고 오래된 공간이라는 편견을 깨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이던 전통시장 골목은 오랜 시간 동안 ‘과거의 유산’이라는 이름 아래 점차 잊혀져 왔다. 특히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의 발달은 전통시장을 시대의 흐름에서 멀어지게 만들었고,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공간으로 남았다. 하지만 최근, 이 조용했던 시장 골목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그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이 있다. 전통의 공간에 기술이 접목되면서, 그곳은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거래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기술이 융합된 복합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구의 광장시장 일부 구역은 QR결제 시스템, 실시간 재고 연동 디스플레이, 온라인 예약 배송 시스템을 갖추며 ‘스마트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기술을 설치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경험 자체를 재정의하며, 시장의 이미지를 젊고, 효율적이며, 신뢰 가능한 공간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단지 효율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전통시장이 가진 가치와 정서를 현대 사회에 맞게 번역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이 단절의 원인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의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낡은 골목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힘, 그것이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다.

 

 

변화의 중심, ‘디지털 상인’이 시장을 바꾼다

 

전통시장을 바꾸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다.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전국 각지의 전통시장에서는 젊은 상인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기존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디지털 전환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가격을 업데이트하고, SNS로 고객과 소통하며, 온라인 주문을 직접 처리하는 데 익숙하다.

 

부산의 부평깡통시장에서는 매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시장 물품을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시장 먹방’, ‘오늘의 장보기 추천’ 같은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시장 상인의 개성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브랜딩 전략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앱을 설치하고 기계를 사용하는 기술적 접근을 넘어선다. 고객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트렌드를 반영해 상품 구성과 가격 전략을 유연하게 바꾸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고객 응대의 방식을 혁신하는 소비자 중심의 사고방식 전환이 핵심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활용하는 상인들이 늘어날수록, 시장 골목의 분위기와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젊어지고 활력을 되찾고 있다.

 

 

시장을 걷는 새로운 방식, 디지털 체험과 결합된 로컬 경험

 

과거 시장을 걷는다는 것은 ‘물건을 사기 위한’ 행위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의 전통시장은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체험 중심 콘텐츠’는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최근 들어 ‘시장 미션 투어’, ‘스마트 AR 체험’, ‘스탬프 앱 이벤트’ 등 다양한 디지털 체험 프로그램이 전국 전통시장에 도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주 남부시장에서는 앱을 통해 미션을 수행하고 시장 상점에서 스탬프를 받으면 소정의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장보기 챌린지’가 운영 중이다. 참여자는 시장 곳곳을 탐험하며 자연스럽게 점포를 방문하고, 그 경험을 SNS에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소비자 유입을 유도한다. 이처럼 시장이라는 공간이 단지 소비를 위한 장소에서 도시 속 로컬 문화 체험의 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관광지와 연계된 전통시장 디지털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다국어 안내를 제공하거나, 시장 투어 예약과 결제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쇼핑을 넘어, 로컬의 스토리를 품은 체험형 시장으로 진화하는 흐름은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다.

 

 

전통의 미래, 기술과 연결될 때 살아난다

 

전통시장은 변화에 유연하지 못하다는 오랜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시장 골목에서는 전통과 디지털이 결합된 새로운 미래가 실현되고 있다. 기술은 단지 편리함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 시장이 지닌 이야기를 더 멀리, 더 넓게 퍼뜨릴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다. 단골 중심이었던 고객 구조는 이제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플랫폼 기반 주문으로 확장되며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시장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전통시장이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시장의 공간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상인의 목소리가 브랜드가 되며, 그 전통의 흐름이 현대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존 전략이 아니라, 전통이 진화하는 과정이자, 전통이 미래와 만나는 방법이다.

 

전통시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단지 기술을 따라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이 가진 고유의 가치와 정서를 이해하고, 그것을 시대에 맞게 해석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역할을 지금 디지털 기술이 해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던 오래된 시장 골목은 이제, 사람과 기술을 통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