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디지털화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왜 어떤 곳은 성공하고 어떤 곳은 실패했을까?

smart-news1 2025. 7. 11. 15:50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성공&실패 사례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단순한 기기 설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전통시장은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방식도 급속히 바뀌었고, 특히 온라인 쇼핑과 디지털 결제가 일상이 된 지금, 전통시장도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스마트 전통시장’, ‘스마트 상점’ 같은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시장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같은 예산을 지원받고 비슷한 기술을 도입했음에도 어떤 시장은 활기를 되찾았고, 어떤 시장은 오히려 혼란만 커졌다는 사례가 존재한다.

 

디지털 전환이란 단순히 키오스크를 들여놓고 모바일 결제를 지원한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이는 시장 전체의 운영 방식, 상인의 마인드, 고객 응대 방식,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즉, 디지털 기기만 설치해 놓고 “고객이 알아서 쓰겠지”라고 기대하는 순간, 실패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성공한 시장과 실패한 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있다.

 

2025년 현재, 정부의 스마트 전통시장 지원 사업은 기초 기술 도입부터 고도화된 AI 마케팅 시스템까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 현장에서는 상인들의 이해 부족, 고객과의 소통 부재, 기기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도입된 시스템이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결국, 디지털 전환의 성패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며, 이것이 바로 전통시장 디지털화의 본질적 딜레마다.

 

 

성공한 전통시장에는 공통된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전통시장들은 단순히 정부의 지원금을 잘 활용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태도 자체가 달랐다. 이들 시장에는 몇 가지 공통된 요소가 있었고, 이는 다른 시장들이 참고할 만한 실질적인 교훈이 된다.

 

첫째, 리더십 있는 상인회의 존재다. 디지털 전환은 개별 점포 단위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성공한 시장의 대부분은 상인회 회장이나 핵심 인물들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여, 다른 상인들을 설득하고 교육하며,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예산 집행, 기술 업체 선정, 공동 마케팅 운영 등이 투명하게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구성원 간 신뢰가 형성되었다.

 

둘째, 지속적인 교육과 실습 기회 제공이다. 디지털 장비는 설치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다. QR 결제 단말기, 키오스크, 매출 분석 시스템 등은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성공 사례 중에는 상인들에게 주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실제 사용 사례를 공유하는 '디지털 워크숍'을 운영한 시장도 있었다. 기술에 익숙하지 않던 고령 상인도 반복 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으며, 이는 고객의 만족도로 이어졌다.

 

셋째,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략이다. 어떤 시장은 디지털 전환을 고객 유입의 도구로 명확히 정의하고 움직였다. 예를 들어, 지역 배달 플랫폼과 연동해 비대면 장보기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SNS 공동 마케팅을 실행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전략은 고객의 불편을 줄이고, 새로운 소비층의 유입을 가능하게 하여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국 디지털화는 상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실천한 것이다.

 

 

디지털화에 실패한 시장, 무엇이 문제였나?

 

반대로 디지털 전환에 실패한 전통시장들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실책들이 반복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문제는 ‘도입이 목적이 된 디지털화’다. 많은 시장이 정부 지원금을 활용해 POS, 키오스크, CCTV, 모바일 앱 등을 도입했지만, 이후 시스템 유지관리나 실제 활용에는 관심이 없었다. 고객이 사용법을 모른다며 불편을 토로해도 안내 하나 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고, 상인이 스스로 사용을 꺼리는 사례도 존재했다.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가 디지털 시스템을 신뢰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두 번째는 상인 간 협업 부재다. 시장 내 각 점포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거나, 일부 상인만 참여한 경우 시장 전체의 흐름이 깨진다. 예를 들어, 공동 마케팅을 운영한다고 하면서도 몇몇 점포만 할인 행사를 하거나, 배달 시스템 연동이 전체 점포 중 일부만 되어 있다면 소비자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 디지털화는 공동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성과가 발생하며, 단순히 개인 점포만의 변화로는 한계가 있다.

 

세 번째는 지속성 없는 단발성 사업 운영이다. 일부 전통시장은 사업 시작 초기에는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예산 집행이 끝나고 나면 모든 활동이 멈췄다. 교육도, 마케팅도, 유지보수도 전혀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도입된 기술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창고에 방치됐다. 기술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고객의 사용 습관도 변화하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업이다.

 

마지막으로는 고객과의 소통 부재다. 성공한 시장은 고객의 반응을 끊임없이 듣고 이를 서비스 개선에 반영했다. 반면 실패한 시장은 기술을 도입하고 나서도 고객이 불편을 겪는지, 어떤 기능을 원하는지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고객이 중심이 되지 않는 디지털화는 결국 의미 없는 장비 설치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예산 낭비와 상인의 피로감만 증가하게 된다.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환, 실천을 위한 현실적 조언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이는 시대적 흐름이며,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그러나 무조건 빠르게, 많이 도입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원한다면 다음과 같은 실천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도입 기술의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점포의 특성과 고객층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인 키오스크가 적합하지 않은 시장도 있고, 오히려 단순한 POS 연동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는 시장도 있다. 기술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제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상인 스스로 디지털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을 단순한 ‘의무’로 여기지 말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점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교육 외에도, 자체적인 상인 학습모임, 상호 피드백 시스템 등을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디지털 친화적인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셋째, 고객의 눈높이에서 디지털화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안내와 설명, 친절한 응대가 동반되어야 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소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초기에는 정부 지원에 의존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자체의 수익구조 내에서 유지보수와 마케팅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인회 또는 시장운영협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요약 및 마무리 조언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결국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의 변화에 달려 있다.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리더십, 협업, 고객 중심의 전략, 그리고 지속 가능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상인들이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시장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움직인다면, 전통시장은 다시금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시작은, 정확한 전략과 실천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