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디지털화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이 필요한 이유

smart-news1 2025. 7. 9. 16:40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이 필요한 이유

 

전통시장, ‘배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식당, 카페, 편의점은 물론, 마트와 대형마트도 앞다투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이 빠른 변화 속에서 단 한 곳, 유독 배달 인프라에서 소외된 공간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이다. 시장 안에는 싱싱한 제철 채소, 당일 만든 반찬, 수제 국수, 정성으로 구운 떡까지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상품이 넘쳐나지만, 정작 이를 ‘앱 하나로 주문’할 수 있는 구조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인 배달앱(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은 주로 음식점 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시장 상점 구조나 다양한 품목을 한 번에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 또한 플랫폼 수수료, 입점 절차, 주문 관리 시스템 등도 전통시장 상인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상품을 구매하려면 여전히 직접 시장에 가거나 전화 주문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고객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시장 선택에서 제외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배달앱이 전통시장에 맞지 않는가?"가 아니라, "왜 전통시장만을 위한 배달앱이 필요한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에 특화된 배달앱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와, 그것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실질적인 분석을 제시한다.

 

 

이유 ① 전통시장 상품은 일반 음식점과 다르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소량 다품종 구조라는 점이다.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 음식이 아니라, 반찬 3가지, 국거리 소고기 200g, 파 한 단, 김치 조금, 어묵 한 팩처럼 다양한 품목을 한 번에 구매하는 구성이다. 그런데 기존 배달앱은 점포 단위로 주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여러 상점의 상품을 한 번에 담고 결제하고 배달하는 구조가 매우 불편하거나 불가능하다.

 

또한 전통시장 상품은 개별 포장이나 브랜드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모네 반찬가게의 코다리조림"은 대형 브랜드가 아니지만, 오랜 단골이 믿고 찾는 상품이다. 그러나 기존 플랫폼은 이런 ‘스토리 있는 상품’을 표준화된 데이터로 처리하기 때문에 상인의 정체성이나 손맛이 반영되기 어렵다.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은 이러한 전통시장 특성을 반영한 장바구니 통합 구조, 시장 전용 카테고리, 품목 중심의 주문 시스템, 실시간 대체상품 소통 기능 등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시장 내 여러 점포에서 반찬, 채소, 고기, 국수를 장바구니에 담고 한 번에 결제하면, 시장 안에서 묶음 배송이 이뤄지는 식이다. 이것은 기존 플랫폼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시장 맞춤형 배달앱에서는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이유 ② 상인을 위한 구조가 필요하다: 수수료, 관리, 접근성

 

현재의 배달앱은 상인에게 높은 수수료와 복잡한 관리 시스템이라는 부담을 안긴다. 평균 수수료 10~15%, 광고비 추가 지출, 주문 처리용 태블릿 제공 등은 전통시장 상인에게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고령의 상인들은 앱 설치부터 주문 확인, 알림 확인, 리뷰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 장벽으로 작용한다.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은 상인을 위한 구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첫째,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무료이어야 한다. 이는 지자체 지원 모델 또는 지역 화폐와 연계한 수익 구조 설계로 해결 가능하다.
둘째, 주문 알림과 확인 방식이 간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자로 주문 내역이 전송되고, 간단한 버튼 하나로 ‘수락’만 하면 되는 구조.
셋째, 등록과 수정이 쉽게 이루어져야 한다. 품목을 자주 바꾸는 시장 특성상, 복잡한 관리 화면은 오히려 비효율을 야기한다.

또한 전통시장에는 여전히 현금 거래가 주류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배달앱이 현금결제와 간편결제를 모두 지원하는 유연한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에게는 선택권을, 상인에게는 안정감을 제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존 배달앱이 담아내지 못하는 전통시장만의 분위기와 정성을 콘텐츠로 표현할 수 있는 기능도 중요하다. 예: "오늘은 생굴이 싱싱해요!", "이 코다리는 어제 손질했어요!" 같은 한 줄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기능만으로도, 시장의 ‘사람 냄새’를 유지할 수 있다.

 

 

이유 ③ 소비자에게도 전통시장 배달은 필요하다

 

전통시장을 찾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직접 가지 못하는 소비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고령자, 육아 중인 부모, 이동이 불편한 고객 등은 배달이 아니면 전통시장 상품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들은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에서 전통시장 특유의 신선함과 정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전통시장은 어떤 의미일까? 정서적인 만족감, 따뜻한 연결, 집밥의 기억, 그리고 신선한 품질이다.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싶은 욕구는 분명 있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결국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은 바로 이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의 가치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 한 끼 반찬 모음 세트” 같은 구성은 1인 가구에게 매우 실용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또는 “오늘 잡은 활어회 + 간장 + 와사비 세트”처럼 시장 상점들이 협업하여 하나의 메뉴로 구성한 상품도 가능하다. 이런 기획력 있는 구성은 전통시장이기에 가능한 장점이며, 배달앱이 이를 실현시켜줄 플랫폼이 된다.

 

또한,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을 받는 것 이상을 원한다. ‘시장 이모의 손글씨 쪽지’, ‘정성으로 담은 반찬 구성’, ‘같이 들어온 서비스 김치’ 같은 요소들은 대형 플랫폼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성이다. 이 정서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배달 시스템은, 단순한 물류 기술이 아니라 시장 고유의 철학과 문화를 함께 배달하는 도구가 된다.

 

 

결론: 전통시장을 살리는 배달앱, 지금이 시작할 때다

 

전통시장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공간이다. 풍성한 상품, 합리적인 가격, 사람 냄새 나는 정서. 문제는 이것이 찾아가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구조라는 데 있다. 소비는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했고, 사람들은 ‘직접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곳’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달 시스템이라는 도구를 통한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통시장 전용 배달앱은 단지 상품을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과 소비자를 다시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만남이고, 시장 상인의 삶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확장하는 기회다. 수수료 문제, 접근성 문제, 기술 장벽 등의 이유로 기존 플랫폼이 담아내지 못한 수많은 상점들의 가능성을 시장 전용 구조로 풀어야 할 때다.

 

지금이 바로 시작할 시점이다. 하루하루가 중요한 시장 상인에게, 그리고 따뜻한 밥상을 찾는 소비자에게.
전통시장을 위한 배달앱, 그것은 전통을 지키는 가장 현대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