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디지털화

디지털 전환, 전통시장 상인의 생각은?

smart-news1 2025. 7. 6. 00:50

디지털 전환, 전통시장 상인의 생각은?

 

기술은 빠르게 달리는데, 상인의 마음은 어디쯤에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단어가 전통시장에도 빈번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모바일 주문, 간편 결제, SNS 마케팅, 온라인 판매 등 시장의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하지만 기술의 도입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전통시장에서는 50~60대 이상의 상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지가 전환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글에서는 전통시장 상인이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실제 현장에서 겪는 생각과 고민, 기대와 우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1. 상인들이 디지털을 마주하는 다양한 반응들

 

전통시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하는 상인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긍정적인 기대감을 보이는 상인이 있는가 하면, 막연한 불안감과 부담감을 드러내는 상인도 있다.

 

긍정적인 상인들은 "우리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주문받고 결제할 수 있어야 해", "젊은 손님들이 우리 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 SNS가 필요하지"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이 손님을 더 가까이 끌어들이는 도구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일부 상인들은 여전히 "나는 기계는 못 다뤄", "복잡해서 못 믿겠어", "지금처럼만 해도 괜찮은데 굳이 바꿀 필요 있을까?"라고 말하며 변화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디지털 기술에 대한 거부감은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 이러한 상인의 반응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상인 유형 디지털에 대한 반응 특징
적극 수용형 “이제는 우리도 바꿔야 해” 스마트폰 사용 능숙
SNS도 활용하려 노력함
조건부 수용형 “도와주면 해볼 수는 있어” 외부 지원이 있으면 도입 가능
학습 의지는 있으나 혼자 하기 어려움
방어적 회피형 “복잡해서 못 하겠어, 나는 안 할래” 기술에 대한 두려움 존재
현 방식 유지 희망
무관심형 “관심 없다. 나는 내 방식이 편해” 디지털 도입 자체에 의미를 느끼지 못함

 

이러한 다양성은 단순히 ‘적응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환경, 지원 체계, 동기 부여 방식 등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2. 상인들이 디지털 전환에 느끼는 실제적인 어려움

 

디지털 전환을 이야기할 때 종종 기술 중심의 시각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장에서 상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장벽’과 ‘시간의 부족’이다.

 

첫째, 기기와 앱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인도 있지만,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고 상품을 등록하는 일련의 과정을 매우 어렵게 느낀다. 특히 중복된 인증, 비밀번호 입력, 사진 첨부 등의 절차는 상인에게 ‘기술의 벽’으로 다가온다.

 

둘째, 운영 시간이 부족하다. 많은 상인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점포를 지키며 직접 운영한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SNS 콘텐츠를 만들거나 온라인 상품을 관리할 시간은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셋째, 디지털이 매출로 연결된다는 확신 부족이다. 상인 입장에서는 “시간 들여서 온라인 등록하고 사진 올리는 게 과연 장사에 도움이 되냐”는 의문이 있다. 실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면 도입도 꺼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전환은 ‘기계만 설치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인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3. 상인의 입장에서 본 디지털 전환의 장점과 기회

 

그렇다고 모든 상인이 디지털 전환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디지털 기술을 경험해본 상인들은 여러 장점을 체감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카드 결제, 제로페이, QR코드 결제 등을 도입한 상인들은 “현금만 받을 때보다 손님이 더 편해하더라”, “돈 관리가 쉬워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SNS 마케팅을 통해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 상인은 그 경험을 통해 “사진 하나 올렸더니 젊은 손님이 찾아왔다”, “단골이 아닌 손님에게도 이름이 알려지니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이 단골 외의 ‘새로운 손님’과 연결되는 경험은 상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일부 상인들은 청년 창업자들과 협업하면서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나는 SNS는 못하지만, 옆 가게 젊은 사장이 대신 사진 찍어주고 올려줘서 좋다”고 말하는 경우처럼, 세대 간 협업을 통한 디지털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긍정적 경험을 누적시켜 ‘성공 사례’로 전파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4.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상인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전통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상인들의 생각과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방식이어야만 한다.

 

첫째, 교육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상인은 반복 학습을 통해 기능을 익히고, 실제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즉, 교육 후 지속적인 후속 지원과 피드백이 핵심이다.

 

둘째, 상인의 성향과 연령, 디지털 친숙도에 따라 맞춤형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상인에게는 단순한 자동화 시스템, 적극적인 상인에게는 SNS 마케팅 도구를 제공하는 식의 단계적 전략이 효과적이다.

 

셋째, 디지털 도입의 성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 결제 도입 후 30% 매출 증가”, “SNS 게시물 하나로 주말 손님 두 배”와 같은 사례를 직접 접한 상인은 변화의 이유를 체감할 수 있다.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설득과 변화에서 시작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인의 관점에서 기술을 설계하고, 실제 장사의 맥락 속에 녹여내는 것이다.

 

 

맺음말 – 기술보다 중요한 건 상인의 마음이다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전통시장도 더 이상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변화를 진정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상인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을 보여주는 전시행정'이 아니라, 상인의 손에 맞는 실용적 도구와 꾸준한 지원, 공감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동행이다.


디지털 전환은 전통시장을 더 젊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그 변화는 상인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상인의 생각을 바꾸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